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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개 및 간략한 정보
'인사이드 아웃'은 픽사의 15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감독은 피트 닥터로 영화 '업'을 연출한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하고,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로튼토마토에서 선정한 2015년 최고의 영화 중 2위에 올랐고, 역대 최고의 영화에도 15위에 선정되었습니다. 창의적이고, 훌륭하며, 강력한 울림을 갖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현대의 고전적인 애니메이션 일람에 들어갈만한 우수한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국내평단에서도 만장일치에 가까운 극찬을 받았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은 머릿속의 의인화된 감정을 매우 독창적이고 섬세하게 그려내었고, 각 감정들의 비주얼과 캐릭터 묘사도 뛰어난 작품입니다. 꿈, 무의식, 기억, 어릴 적 상상의 친구까지도 다루며 감정들이 모험을 하고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부분이 매우 독창성입니다.
감정들의 탄생, 재미있는 설정들을 보는 재미
라일리의 출생으로 감정들도 탄생합니다. 제일 먼저 태어난 감정은 '기쁨'입니다. 탄생의 기쁨도 잠시 '슬픔'이 등장합니다. 기쁨과 슬픔이 단 몇 초 차이를 두고 탄생하는 설정이 재미있습니다. 라일리가 집 안에서 수레를 끌면서 램프에 연결된 전선을 밟지 않으려 조심할 때 '소심'이 탄생하고, 라일리가 본능적으로 브로콜리 먹는 것을 거부할 때 '까칠'이 등장합니다. 까칠이가 등장한 직후 아빠가 브로콜리를 먹지 않으면 후식은 없다고 할 때 '버럭'이 등장합니다. 기쁨이는 라일리의 기억 구슬들이 기쁨을 상징하는 노란색이 많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가장 중요한 '핵심 기억' 다섯 가지가 모두 노란색임을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핵심 기억은 5개의 성격 섬들을 만드는데 엉뚱 섬, 하키 섬, 정직 섬, 우정 섬, 가족 섬이 그것입니다. 라일리는 엉뚱 발랄한 구석이 있고, 하키 운동을 좋아하고, 정직하며, 가족과 친구를 사랑하는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인 것입니다. 라일리가 전학을 가게 되면서 위기가 시작됩니다. 선생님은 아이들 앞에서 스스로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하는데 기쁨이 주도로 잘 설명하는 듯했으나 이때 슬픔이가 행복 기억을 건드려 파란색 슬픈 기억으로 물들게 됩니다. 이에 라일리는 자기소개 중 울어버리고 전학 첫날부터 아이들 앞에서 울었다는 창피함과 향수병으로 최초로 파란색 핵심 기억이 생성되고야 맙니다.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슬픈 기억이 어느 순간 핵심 기억이 되어 전체적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을 재미있게 묘사하였습니다.
행복 섬들의 붕괴와 가족 섬의 위기
기쁨이는 라일리의 핵심기억은 무조건 행복한 기억인 노란색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파란 핵심 기억은 절대 안 된다는 강한 집착으로 강제적으로 파란 구슬을 제거하려 합니다. 그러나 슬픔이는 파란 구슬도 소중하다며 건드리면 안 된다고 말리며 둘은 몸싸움을 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나머지 핵심 기억들까지 모두 보관함에서 떨어지고 모든 행복 섬들이 비활성화 돼버리고, 이 와중에 기쁨이와 슬픔이는 파이프에 빨려 들어가 본부를 이탈해 장기 기억 저장소로 떨어져 버리게 됩니다. 이 둘이 사라진 본부에는 까칠이, 소심이, 버럭이만 남았고 라일리는 평소와 다른 행동들을 하게 됩니다. 기쁨이와 슬픔이는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기쁨이가 없어진 라일리는 부모님에게 화를 내게 되고 아빠의 화해 장난에 반응하지 않게 됩니다. 이에 엉뚱 섬이 붕괴됩니다. 이어 친구와의 영상통화 사건으로 우정 섬도 붕괴하고, 하키 입단테스트 사건으로 하키 섬도 붕괴합니다. 계속되는 기쁨이의 부재로 라일리는 점점 삐뚤어지고, 가출을 하기로 마음먹은 라일리는 엄마의 지갑에서 카드를 훔칩니다. 이에 정직 섬도 붕괴합니다. 가출을 하는 과정에서 점차 가족 섬도 붕괴를 시작하게 됩니다. 결국 기쁨이는 라일리가 반드시 행복해야만 한다며 슬픔이를 떨쳐버리고 혼자만 귀환을 시도하지만, 가족 섬의 반파로 기억 매립지에 빙봉과 함께 추락하게 됩니다. 빙봉은 코끼리 형태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독특한 캐릭터인데 라일리가 유아기를 지나 성장하면서 잊어버린 상상의 친구입니다. 빙봉을 보면서 유아기적 재미있게 놀았던 코끼리 모양 놀잇감이 떠올라서 빙봉을 코끼리 형태로 표현한 것은 잘 선택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라일리가 다시 자신을 기억해내주기를 바라는 빙봉의 소망이 애처로웠습니다.
슬픔이 있기에 기쁨이 있는 우리의 인생
기쁨이는 기억 매립지에서 슬퍼하며 파란 핵심 기억을 끌어안고 서럽게 웁니다. 행복 섬들이 붕괴할 때마다 참았던 울음일 것입니다. 이때 떨어진 눈물이 친구들의 헹가레를 받던 기억의 구슬에 떨어집니다. 이 눈물을 닦아내자 기억의 구슬이 슬픔의 파란색으로 변하고 부모님께 안겨 위로를 받는 라일리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때 기쁨이는 기쁨은 단지 행복했던 기억만이 아니었고 슬픈 기억도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라일리를 돕기 위한 부모님과 친구들의 애정어린 위로가 있었고 그로 인해 라일리의 슬픔이 좋았던 기억으로 전환되어 기쁜 기억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비로소 슬픔의 가치를 깨달은 기쁨이는 다시 힘을 내고, 빙봉과 함께 로켓을 타고 탈출을 시도합니다. 계속된 시도에도 실패하자 빙봉은 기쁨이 몰래 로켓에서 뛰어내려 기쁨이를 매립지에서 탈출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빙봉이 희생하는 이 장면에서도 잊히는 기억들의 소중한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탈출에 성공한 기쁨이는 슬픔이를 찾아내고 마침내 본부에 돌아오게 되고 라일리의 기쁨과 슬픔이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슬픔이는 기쁨이에게서 파랗게 변한 핵심 기억들을 넘겨받고 어루만집니다. 이에 라일리는 눈물을 흘리며 행복했던 기억들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부모님에게 털어놓게 되고 화만은 내지 말아 주세요라고 말합니다. 부모님은 라일리를 안아주며 우리도 마찬가지로 그곳이 그립다며 공감해 줍니다. 슬픔이와 기쁨이는 함께 제어판 앞에서 버튼을 누르고 푸른색과 노란색으로 빛나는 핵심 기억이 새롭게 탄생하게 됩니다. 라일리는 부모의 품에서 새로운 행복감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슬픔의 감정들이 공감과 사랑으로 더욱 큰 기쁨으로 승화되는 영화의 마무리가 따뜻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슬픔이라는 감정을 친근하게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영화입니다. 슬픔이도 웃을 수 있음을 알기에, 기쁨이가 더욱 환히 웃을 수 있는 것이 인생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