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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플래쉬'는 데이미언 셔젤이 연출하고 마일스 텔러와 J.K.시몬스가 주연한 2014년 영화입니다. 국내에선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최초 상영하였고, 평단의 극찬과 입소문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하였습니다. 2014년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제87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편집상, 음향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등장인물 소개
앤드류 네이먼(마일스 텔러 분)은 세이퍼 음악학교에 입학한 신입생으로 전설적인 재즈 드러머 버디 리치를 존경하는 학생입니다. 가을학기에 플래처 교수의 눈에 띄어 플레처의 스튜디오 밴드에 발탁되지만 첫 연습부터 플레처의 악질적 교육에 직면하게 됩니다. 메인 드러머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하자 완전한 독기를 품게 되고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피나는 연습을 실행하는 인물입니다.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일념이 강한 인물로 점차 자기 통제를 벗어나 반항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테런스 플레처(J.K.시몬스 분)는 셰이퍼 음악학교의 교수로 뛰어난 음악적 능력이 있지만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서슴지 않는 가혹한 교육관을 갖고 있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입니다. 완벽한 음악을 하려는 열망이 강한 캐릭터이지만 자신의 교육관으로 학생이 자살해도 별로 개의치 않으며 자신을 교사직에서 쫓겨나게 한 앤드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자기 밴드의 연주자체를 망치면서도 실행하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소시오패스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볼만한 무서운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간략한 줄거리 소개
셰이퍼 음악학교의 신입생 앤드류는 플레처 교수의 스튜디오 밴드에 발탁되게 됩니다. 플레처는 그에게 연주를 시키는데 박자가 계속 틀리자 의자를 집어던지고 뺨을 무자비하게 후려칩니다. 무자비한 발언으로 앤드류를 압박하며 박자를 익히게 만듭니다. 이 사건이 있고 충격을 받은 앤드류는 피나는 연습을 계속하게 됩니다. 메인 드러머 태너가 악보를 잃어버리는 일이 발생한 상황에서 그가 악보 없이 연주를 하지 못하자 플레처는 앤드류에게 '위플래쉬' 연주를 맡깁니다. 훌륭하게 연주를 해낸 앤드류는 이후 메인 드러머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후 플레처는 메인 드러머 자리를 놓고 라이언과 앤드류를 경합시키고 라이언에게 연주를 맡기게 됩니다. 이에 앤드류는 격하게 반항하게 되고 화가 난 그는 여자친구를 차 버리면서까지 드럼 연습에 매달리며 광적으로 자기 통제를 벗어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경연 전, 메인 드러머를 결정하기 위한 자리에서 플레처는 3명의 드러머를 경쟁시키고 피 튀기는 경합 끝에 앤드류가 메인 드러머 자리를 얻게 됩니다. 대망의 경연 날, 앤드류가 탄 버스의 타이어가 펑크가 나고 빌려 타고 온 렌터카에 스틱을 두고 오는 일까지 발생해 버립니다. 이에 플레처는 비아냥거리며 라이언에게 드럼을 맡기려 하고, 이에 격분한 앤드류는 정신이 나간 상태로 반항하며 스틱을 찾아오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피투성이가 되어서도 공연장까지 도착하였지만 연주가 불가능했고 플레처는 앤드류에게 '넌 끝났다'라며 밴드에서 내쫓아 버립니다. 분노에 휩싸인 앤드류는 드럼을 걷어차고 플레처를 죽일 기세로 덤벼들게 되며, 이 일로 학교에서 제적을 당하게 됩니다. 한편 학생의 자살사건을 조사하던 변호사는 제적당한 앤드류를 회유해 플레처의 가혹 행위를 증언하게 하고 플레처 역시 해임되기에 이릅니다. 꿈을 잃은 채 살아가던 앤드류는 플레처가 연주한다는 재즈바에 가게 되고 둘은 술을 마시며 오랜만에 진솔한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플레처는 자신이 카네기 홀에서 재즈 밴드를 지휘할 것이고 '위플래쉬'와 '캐러밴'을 연주하려 하는데 드러머가 별로라며 앤드류에게 연주를 제안합니다. 연주를 할 기회를 얻은 앤드류는 주말 동안 피나는 연습을 하고 카네기 홀 무대의 드럼 앞에 앉았지만 태도가 돌변한 플레처는 조용히 속삭입니다. "내가 모를 줄 알았나? 네놈이 찔렀잖아." 플레처의 밴드는 앤드류가 모르는 곡을 연주하기 시작하고 앤드류는 연주를 망치게 됩니다. 완전한 절망에 빠져 무대를 나온 앤드류는 다시 무언가에 홀린 듯이 투지에 차 무대로 올라가고 '캐러밴'을 미친 듯이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플레처가 지휘할 틈도 없이 밴드는 그의 연주에 장악되었고 연주가 카네기 홀에 울려 퍼지게 됩니다. 연주가 끝나고도 앤드류는 드럼 솔로를 이어가고 미친 사람처럼 손에 피가 철철 나면서도 연주에 몰입하게 됩니다. 플레처는 완전한 자기 한계를 뛰어넘는 앤드류의 모습에 교감하기 시작하고 연주의 피날레가 울리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관객을 휘어잡아 작렬하는, 엄청난 퍼포먼스의 몰입감
'위플래쉬'의 퍼포먼스는 강렬합니다. 관객을 휘어잡아 작렬해 버립니다. 엄청난 몰입의 희열을 관객에게 안겨줍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의 존재가치는 분명합니다. J.L.시몬스는 엄격하고 까다로운 플레처 역을 훌륭하게 연기했습니다. 각본이 만들어 놓은 배역의 기본성격 이상의 강렬하고 저돌적인 연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영화 전체를 장악하는 위압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했고 엄청난 존재감을 시종일관 표출하며 영화를 지배했습니다. 이 배우의 강렬하지만 미묘한 깊이가 있는 연기는 예술에 미쳐버린 한 인간의 파국적 인간성을 말하는 것도 같고, 완벽한 연주를 기다리는 열정적 예술가의 일념을 연기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 배우의 연기처럼 영화의 주제 자체가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을 이뤄내는 해피엔딩을 말하는 것인지,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에 의해 성취에 매몰되어 가는 인간의 비극을 말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확실한 것은 영화 자체에서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엄청난 퍼포먼스가 플레쳐와 앤드류의 겨루기를 통해 스크린을 뚫고 나와 관객에게 미친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 9분은 그야말로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연주가 지니는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선사합니다. 플래처의 스튜디오 밴드라는 작고 통제받는 공간에서 그의 카리스마적 압박감에 밀리고 쓰러지고 일어서고 주저앉던 앤드류가 응축된 시간을 보내고 마침내 카네기 홀의 넓고 자유로운 공간으로 뛰쳐나와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위기상황에서 보여주는 폭발적인 연주는 가히 환상적인 몰입감을 전달합니다. 넓은 공간을 넘나드는 밀착된 클로즈업 연출을 통해 전해지는 긴장감과 박진감 만으로도 이 영화의 존재가치는 충분합니다. 영화의 주제를 뛰어넘어 버리는 퍼포먼스 자체의 위대함으로 영화는 장렬히 끝을 맺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