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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의 매력과 철학적 질문
영화 매트릭스는 관객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 중의 하나입니다. 전통적인 SF의 재미와 놀라움을 유지하면서도 그 이상의 철학적인 깊이를 훌륭하게 담아낸 걸작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인간에게 필요한 질문들을 진지하게 해 볼 수 있으며 자신의 인생의 해답까지도 얻어낼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영화는 상징적이며 경이로운 가운데에 철학적인 주제들을 지루하지 않게 풀어나갑니다. 특히 한 화면을 전체적 방향에서 동시에 찍어 멈춘 동작을 360도 방향에서 보는 것과 같은 기분을 주는 플로모션 기법을 이용한 장면들은 독특한 장면 중 하나입니다. 주인공 네오가 존스 요원이 쏜 총알들을 피하는 유명한 씬은 지금도 영화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명장면으로 남았습니다. 이러한 경이롭고 놀라운 시각적 장면들을 보는 재미와 함께 어둡고 깊이감 있는 분위기와 신선한 스토리텔링의 영리한 조합이 관객들에게 철학적인 질문의 문을 부담 없이 즐기며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듭니다. 관객이 스스로 질문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도록 즐겁게 안내합니다.
무엇이 진짜인가, 현실은 진실인 것인가.
무엇이 진짜인 것인가? 영화는 기계들이 인간을 제압하고 통제하는 가상현실 속에서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매력적인 화면으로 관객들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합니다. 매트릭스의 시뮬레이션은 어떤 것이 현실인지 도저히 파악할 수 없이 현란하게 그들의 세상을 창조해 갑니다. 한번 빠져든 그곳에서 인간은 주체적인 힘으로 헤엄쳐 나올 수 없는 상태가 되어 허상을 믿게 되고 만족하고 그곳이 전달하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기계가 만들어주는 행복한 굴레에 잠식되어 갑니다. 이것은 플라톤이 이야기한 동굴의 비유가 생각나게 합니다.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를 현실로 착각하는 것처럼 매트릭스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가상현실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하고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한 생각 자체를 포기하며 환상에 갇혀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매트릭스는 수준 높은 기계에 의한 수준 낮은 기계화가 이루어지는 곳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네오라는 주인공 캐릭터가 등장하고 관객은 그를 통해 감정이입하며 현실을 자각하게 됩니다. 현실이라고 믿었던 세계가 현실이 아니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의 모습들이 기계가 만든 구성일 뿐이라는 자각은 세상을 바라보는 기존의 관점을 변화시키고 어떤 것이 진짜인 것인가라는 본질에 대한 심오한 탐구를 발생하게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은 지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현실의 문제들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자기 인식을 하게 되고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가능성을 바라보며 현실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각성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인생은 정해진 곳으로 가는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의 인생은 정해진 곳으로 향하고 있는 걸까? 매트릭스는 인간의 모든 삶이 기계에 의해 통제되는 세상을 보여주면서 인간에게 발생하는 모든 일은 미리 결정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결정론적인 세계관을 경험하게 합니다. 또한 선택받은 자인 네오의 등장은 매트릭스의 단단한 결정론적 시스템에 한 인간의 자유로운 의지가 어떻게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경험하게 합니다. 네오는 매트릭스에서 통용되는 제약을 무시하고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며 운명적인 흐름을 개척하여 변화하려는 강렬한 도전을 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의 도전을 하려는 선택도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모순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함으로써 어떤 하나의 결정도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는 심오한 철학적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만듭니다. 이런 이분법적인 세계관에서 엄격한 결정론을 대표하는 스미스 요원과 자유의지와 자기 결정을 추구하는 네오가 치열한 싸움을 벌이며 운명과 가능성의 경계에서 이야기는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그 경계에서 관객들은 자신의 현실적인 삶을 돌이켜보게 되고 자신의 인생이 어떤 방향을 따라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고 자신은 어떻게 살고자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인간의 생은 어떤 의미인가, 해답은 어디에 있는가
그렇다면 인간의 생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매트릭스의 현란하고 매력적인 액션을 즐기고, 깊이 있는 철학적 질문들을 경험하면서 관객은 네오의 마음에 감정이입을 하게 됩니다. 자신이 믿었던 현실이 거짓이었음을 깨달은 네오의 새로운 여정은 자신의 무지와 의심이 가득한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환멸로 분출됩니다. 그리고 그 환멸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깨달음의 방향의 전환되고 자신의 정체성과 운명과 의지에 대해 알고자 하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진실을 추구하고자 노력하며 자기를 발견하고자 자신의 한계를 초월하는 분투는 그를 어느덧 더 높은 목적을 발견하게 합니다. 모든 것이 결정적이고 인간의 의지가 미약할지라도 그것이 과연 아무런 의미가 없는 생인 것인가라는 실존적인 문제를 탐구하기 시작합니다. 네오의 각성은 인간 존재가 지니는 생의 본질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듭니다. 환상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인간의 진정한 생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담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계속 전달합니다. 매트릭스는 철학적인 깊이와 감각적인 연출과 영리하고 탁월한 스토리텔링으로 인간이 탐구할 수 있는 질문들을 쉽고 재미있게 경험하게 합니다. 모든 질문들은 관객이 경험하는 영화의 세계를 통해 관객의 현실세계로 이어집니다. 관객이 직접 문제를 인식하며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구할 때 깨달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깨달음이란 것은 정해진 결정론적 해답이 아닐 수 있으며 관객이 스스로 살아내고자 하는 인생에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만일 깨달음에 대한 인식과 탐구가 바로 인간의 여정이라면, 영화에서 네오가 현실을 자각하듯 자신에 대한 자각이 필요할 것이고 자각을 시작한 개인이 해내는 각성에 저마다의 해답이 펼쳐질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