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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간단한 줄거리와 명대사 정리.
김지운 감독의 2005년작으로 대한민국의 대표 누아르 영화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주연으로 이병헌(선우 역), 김영철(강 사장 역), 신민아(희수 역)가 출연하였습니다. 범죄 조직의 보스인 강사장은 연인 희수를 의심하게 되고, 그녀를 감시하는 임무를 선우에게 맡깁니다. 하지만 선우는 희수가 남자를 만나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보스에게 보고를 하지 않습니다. 희수의 집으로 들어가 남자를 폭행하고 희수에게는 다시 남자를 만나지 말라며 경고하는 것으로 끝낸 것입니다. 이 일을 이유로 강사장과 선우의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평소 냉철하고 완벽한 충성을 바쳤던 선우는 강사장의 절대적 신뢰를 획득했었기에, 희수의 일로 벌어지는 자신을 향한 강사장의 강렬한 분노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조직의 담금질을 당한 선우를 대면한 강사장은 어째서 자신의 말을 어겼냐고 추궁합니다. 선우는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이 다 잘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답합니다. 이에 강사장은 선우를 징벌하고 용서를 빌지 않는 선우를 냉혹하게 죽이고자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탈출한 선우는 이후 강사장에게 복수를 하기로 마음먹게 됩니다. 영화의 자세한 줄거리와 분위기는 아래의 명대사로 대신하겠습니다.
영화도입부에 나오는 내레이션입니다. 선문답의 출처는 '육조단경'입니다.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곳은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
아래는 인상적인 대사들을 모았습니다.
"다 각자의 삶이 있는 거지."
"나이가 들면 말이야, 점점 인내심이 부족해져."
"왜 그랬냐, 왜 전화 안 했냐."
"인생은 고통이야 몰랐어?"
"사과해라. 그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잘못했음. 이 네 마디야. 네 마디만 하면 적어도 끔찍한 일은 피할 수 있다. 잘.못.했.음. 딱 이 네 마디다."
"너, 정말 이럴 거냐?"
"저한테 왜 그랬어요? 말해봐요. 저한테 왜 그랬어요?"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아니 그런 거 말고, 진짜 이유를 말해봐요. 말해봐요. 저 진짜 생각 많이 해봤는데, 저 정말 모르겠거든요? 말해봐요. 우리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된 거죠? 말해봐요. 저 진짜로 죽이려고 그랬어요? 7년 동안 당신 밑에서 개처럼 일해온 날! 말 좀 해 봐요. 무슨 말이든지 좀 해봐!"
그리고 이 영화의 모티브라고 할 수 있는 결말의 선문답도 인상적입니다. 영화의 차갑고 고독한 결기가 서린 이야기와 달콤한 꿈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좌절감이 어우러져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완성합니다.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사로잡는 한국적 누아르의 매력.
'달콤한 인생'을 걸작으로 끌어올린 중심에는 뛰어난 연기, 각본, 촬영, 액션이 있습니다. 이병헌, 김영철의 뛰어난 연기력뿐만 아니라 황정민의 비열한 연기와, 김뢰하의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병헌은 선우의 미묘한 희수에 대한 이끌림과 달콤하게 잘 해결될 줄 알았던 사건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자신의 가혹한 운명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상황을 결기 있고 고독하게 연기하였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달콤한 인생을 꿈꾸었던 남자의 처절한 응징을 잘 표현하여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갑니다. 김지운 감독이 집필한 각본은 강렬한 액션의 순간과 조용한 사색의 순간을 훌륭하게 조율합니다. 캐릭터의 감정적 깊이를 섬세하게 다루어내어 캐릭터 각자의 모호한 감정적인 분위기를 잘 형성 했습니다. 복잡한 내면의 감정을 오르 내리는 우울한 분위기가 영화를 우아하게 만듭니다. 영화의 각각의 프레임은 매우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고 시각적으로 도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누아르 영화답게 액션씬도 일품입니다. 한남대교에서 양아치들을 응징하는 장면과 청평의 폐창고에서 벌이는 1대 다수의 액션씬은 백미입니다. 물론 영화의 끝에 나오는 스카이라운지 씬에서의 장면들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한국적 누아르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멋진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