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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의 1952년작.
85일째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쿠바 노인 산티아고.
사람들은 그를 운이 다한 사람, 쓸모없는 사람, 힘없고 초라한 늙은이, 가난하고 외로운 노인이라 생각합니다. 그를 깊이 아는 어린 친구, 소년 마놀린만 제외하고 말이죠.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일을 항상 준비했습니다.
인간은 패배할 수는 없어.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민음사, 104쪽)
그는 결코 남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자신은 세월에 파멸당할지라도, 패배하지는 않는 사람입니다. 그는 자신의 꿋꿋한 마음을 놓지 않았고,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소년 마놀린도 느끼고 있었을 테지요.
끝까지 버텨 다오. 나를 위해 견뎌 줘야 해.
"노인은 다시 한번 정신이 아찔해졌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큰 고기를 붙잡고 늘어졌다. 내가 저 놈을 움직였어. 어쩌면 이번에는 저놈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몰라. 손아, 당겨라,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두 다리야, 끝까지 버텨 다오. 머리야, 너도 마지막까지 나를 위해 잘 견뎌 다오, 나를 위해 견뎌 줘야 해. 넌 지금껏 한 번도 정신을 잃은 적이 없지 않느냐. 이번에야말로 저 녀석을 끌어당기고 말 테다." (민음사, 93쪽)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고기잡이에 임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버티고 고통을 감내하며 견뎌냅니다.
자신의 정신을 믿었기에, 그의 손, 다리, 머리도 반응했습니다. 그의 강렬한 정신이 늙은 몸을 완전히 지배했습니다.
마지막 힘을 다해, 아니, 그 이상으로.
"노인은 모든 고통과 마지막 남아 있는 힘, 그리고 오래전에 사라진 자부심을 총동원해 고기의 마지막 고통과 맞섰다. 고기는 그의 곁으로 다가와서 주둥이가 뱃전에 닿다시피 한 상태로 부드럽게 헤엄치면서 배 옆을 지나가기 시작했다. 노인은 낚싯줄을 놓고 한쪽 발로 그것을 딛고 서서 작살을 힘껏 높이 치켜들었다가 마지막 힘을 다해, 아니, 그 이상으로, 자신의 가슴 높이까지 솟아오른 고기의 가슴지느러미 바로 뒤쪽 옆구리에 콱 꽂았다. 작살의 날이 고기의 살 속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고, 그는 작살에 기대에 그것을 더 깊숙이 박고 나서 자신의 온 무게를 실어서 밀어 넣었다." (민음사, 95쪽)
그는 자신의 자부심을 마지막까지 믿은 사람입니다. 모든 힘을 다해 고통에 맞서고, 자신을 불사르는 사람입니다. 마침내 자신의 조각배보다 큰 청새치 18피트(5.5m)를 잡는 데 성공합니다. 비록 상어에 의해 청새치는 사라졌지만,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배가 항구에 닿자 그는 지친 몸으로 오두막집으로 들어갑니다. 물 한 잔을 마시고는 침대 위에 누워 깊이 잠듭니다.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
"길 위쪽의 판잣집에서 노인은 다시금 잠이 들어 있었다. 얼굴을 파묻고 엎드려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고, 소년이 곁에 앉아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 (민음사, 128쪽)
그는 자신을 믿었고, 자신의 일을 했습니다. 그것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것이 자신의 인생이라고 행동으로 외쳤습니다. 사자처럼.